작가 이철수는 자신이 살고 있는 충북 제천이 그렇듯, 중심에서 벗어나 늘 '장외의 장소'에서 마치 아웃사이더처럼 세상을 살아갑니다. 하지만 누가 그를 아웃사이더라 부를 수 있을까요. 그의 한마디 말과 그림은 다정하고 부드럽기 짝이 없지만, 세상의 가장 깊은 속살을 건드립니다. 마치 졸고 있는 우리들이 깜짝 놀라 깨어나듯이,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아마 이것은 그의 정신적 거처 역시 장외의 자리에 있기 때문에 그럴 수 있는가 봅니다. 작가는 현실의 일상을 벗어난 듯이 보이지만, 늘 우리와 함께 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철수 화백의 목판화는 스스로 밝히 듯 그 자신의 '일상의 고백이자 반성문'입니다. 지난 30년 동안 한국 사회는 많이도 변하고 흘러갔습니다. 그 세월동안 그가 여전히 따뜻하고 의미 있는 존재로 우리 곁에 있는 것은, 변하지 않는 그의 성품처럼 그의 작품들이 우리에게 주는 위안 때문일 것입니다. 그것은 그의 반성문이 자신의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대신하고 있기 때문일 터입니다. 지난 2002년 ‘가을편지를 드립니다.’로 시작한 온라인 공간(www.mokpan.com)의 《나뭇잎 편지》는 이제 등록회원 수만 6만 명이 넘었습니다. 그의 홈페이지는 이철수의 은둔자적 삶과 현대문명과의 조화로운 소통 능력을 잘 보여주며, 사람들이 왜 그를 찾는지 그 이유를 알게 합니다. 매일매일 우리는 그의 '고백과 반성'을 통해 위안 받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