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전시 Current Exhibition

an.chored
김진기 임강산 최진훈
an.chored
장소
관훈갤러리 1,2층
날짜
2014.07.16 ~ 2014.07.16

인사동 관훈갤러리에서는 2014년 7월 16일부터 8월 5일까지 한국 젊은 작가 3인전 an.chored를 개최합니다.

 

“닻” 혹은 “정신적 지주”를 의미하는 단어 “ANCHOR”는 정박이나 고정을 한다는 뜻으로 이번 그룹전에 초대 된
작가들이 각자 작품을 완성하기까지의 공통적인 태도를 대표한다. 포괄적인 사회적 현상을 하나의 소재에 빗대어
표현하거나 시각적인 유희를 위해 단순히 소재를 차용하는 것과는 다르게 세 작가 - 김진기, 임강산, 최진훈 ? 의
작품은 소재에 관심이 가게 된 배경과 과정, 결과물로 완성하기까지가 모두 각자의 주제에 단단히 기반을 두고
여러 가지 방법, 재료를 통해 집요한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작가 김진기의 회화는 한국인에게는 익숙한, ‘회식’, ‘뒤풀이’로 일컬어지는 광경을 다루고 있다.
열정적인 회식이 후의 모습은 작가의 눈에 참혹하다 못해 아름답기까지 하다. 참여자들의 상하 수직적인 관계가
느슨해지는 동시에, 소속감이 확고해 지는 이중적인 자리이다. 그 시간을 뒤로하고 제자리로 떠난 사람이 아닌
제자리를 잃어버리고 남겨진 것들 - 먹다가 남은 음식물과 그것을 담았던 그릇들, 알 수 없는 쓰레기들- 에 집중하고 있다.
각각의 형상을 구별하지 않으면 마치 흐드러진 흑적색의 꽃밭을 그려 낸 한 폭의 그림으로 보이기도 하고 물감의 마띠에르로
멋을 낸 추상화 같이도 하다. 작가는 Trashtopia에서부터 Leftover시리즈에 이르기까지 더러움과 추악함을 집요한 방법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작가 임강산은 시간과 물리의 법칙을 거슬러, 영원 불멸한 절대적 존재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숭고해 보이는 상이나
건축물에 대해 이야기한다. 거대한 물리적 힘을 떠받들기 위해 고안해낸 트러스구조, 빛을 수용하기 위한 유리 따위의 재질,
인류가 찾아낸 가장 가볍고 견고한 합성물질, 점점 더 기록적으로 높아져 가는 마천루의 끝자락은 긴 시간 인간이 싸워온 풍화와
중력에 대한 노력의 집대성이며 현대판 바벨탑이라고 작가는 이야기한다. 물질로 쌓은 숭고함이라는 키워드는 임강산에게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이다. 그저 비춰지는 것, 그 한계를 인지하면서 물질의 양과 질을 통해 비춰짐을 구조화하는 것이 작가의 프로세스다.

 

작가 최진훈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규칙들을 데이터베이스로 삼아 다양한 플랫폼으로 실험하고 있다. 패러다임의 변화는
기존 가치의 완전한 변화를 야기한다. 최진훈에게 변화된 가치는 이전의 가치보다 더 나은 것은 아니며 각각의 패러다임에서
다르게 해석 될 뿐이다. 이때 발생 하는 오류들을 작가는 집요하게 추적 해 내는데, 환경이 달라짐에 따라 고유한 값(value)과
약속된 정의가 본질적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찾아간다. 웹 언어에서 지정된 17 가지 기본 색상의 RGB 코드를 다시 CMYK로
변환하는 알고리듬(Algorithm)을 거쳐 색의 고유성이 컴퓨터 밖의 프린터를 통해 재정의 된다. 그 후, 특정 건축물 내부를 촬영 후
다시 고유한 기준을 부여해 형태들을 분리한다. 이렇게 선정된 17 가지의 색과 42 가지의 형태를 데이터베이스로 이용하고
레이어로 분류해서 각각 색을 지정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통해 인터랙티브 페인팅을 실현시킨다.